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소니 워크맨(Walkman) S 시리즈, S615f와 S544에 대하여.

by tubebell 2010. 3. 21.

내가 어릴 적(이제는 이런 표현을 써도 되겠군 -_-;)에는 흔히 말하는 '대세'라고 하면 당연히 소니(Sony)'였다.
삼성과 금성(훗날의 LG) 카세트 플레이어가 굉장히 조잡한 디자인으로 국내 사용자들에게서 외면을 당하던 시절,
소니는 미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앞세위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특히나 소니의 특징이라 하면 다양한 음장 기능을 통해 듣는 '맛'을 살려 주었다는 것.
베이스나 중저음 강화, 다양한 이퀄라이저 기능 등은 참으로 신기하기만 했다.

그 후로 파나소닉의 제품들이 소니와는 다른 맛을 제공하면서 양대 경쟁체제로 바뀌었고
(사실 AIWA라는 브랜드가 있었으나 소니에 흡수되어 버리곤 만다. AIWA 제품들도 꽤나 괜찮았지...)
국내 제품들도 점점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되어 가면서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카세트 플레이어와 CDP 등을 mp3 plyer가 대신하면서
오히려 국내 제품들이 선전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아이리버, 코원, 현원, MPIO, 삼성 등등의 mp3 player들이 인기를 끌 때쯤
소니의 MD는 오히려 사용상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점점 외면받게 된다.
현재는 소니도 그 '대세'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과거 명성을 못 살린 명가(名家) 정도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의 소니 제품들은 워크맨(Walkman)이라는 상호를 사용했었고, 영어 문법으로 맞지 않는 표현임에도 불구
세계 전역에서 엄청난 히트를 거둔 브랜드 네임이 된다.
현재 소니의 mp3 player들 역시 Network Walkman이라는 식으로 워크맨의 상호를 이어가고 있다.

사설이 너무 길었다.
길게 얘기하면서까지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한 번 명가는 그래도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mp3 player를 사용하면서 지독히도 이상한 음질에 실망하여 대체품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소니가 생각났고, 당시 약간 철 지난 모델이어서 저가로 판매하고 있던
S615f(2G 모델)를 구매하게 되었다.

작고 동글동글하다.
조작은 터치가 아닌 일반 버튼 방식.

소니의 워크맨 마크는 상당히 잘 만든 마크라고 생각한다.

팔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컷.
아쉽다. 더 오래 사용했어야 했는데..... ㅠ.ㅠ



오랜만에 사용한 소니 제품이었는데, S615f의 음질은 그야말로...놀라웠다.
이렇게 뛰어난 음질이!
이렇게 뛰어난 음장 효과가!
편리한 조작 방법이나, 가벼운 무게 또한 마음에 들었다.

넓지 않은 LCD창, 다양하지 못한 기능들 등으로 아마 외면을 받는 것 같았는데
음악의 질만을 중시하는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로서는 무척이나 만족할 제품이었다.

여기서 잠깐, 소니 워크맨에서 주목할만한 여러 음장 기능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세 가지가 있다.
DSEE, Clear Stereo, Clear Bass가 그 세 가지가 되겠다.

우선 DSEE(Ditigal Sound Enhancement Engine)는 mp3 파일의 특성상 고음역대가 잘리는 것을
기기적으로 보완해 주는 음장 기술이다. 즉, 고음역대의 날카로움이 살아나는 효과라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배터리는 무척 많이 잡아먹지만, 한 번 써 보면 그 맛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똑같은 음악도 더 감칠맛이 난다고 해야 하나? 보다 생생한 느낌이 들게 된다.

Clear Stereo는 쉽게 말하면, 각 이어폰의 반대쪽으로 유입되는 소리를 제거하여
보다 확실한 스테레오 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클래식 등에선 유용할 지 모르나, 모든 음악에서 애용할 음장 기술은 아니다.

Clear Bass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중저음을 강화시켜주는 음장 효과이다.
그것도 둔탁하게 뭉개면서 커 지는 것이 아닌, 중저음이 선명해지면서 커 지는 효과가 있다.
너무 키우면 오히려 약간 생소한 느낌(너무나도 맑기에 -_-;;;)이 들 정도이다.


아무튼, S615f는 그리 고급형 모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기능을 모두 제공하고 있었다.
C.S, C.B는 그렇다 쳐도.... DSEE는 정말이지 멋진 음장 기술이었다.
가끔 스트레스가 쌓일 땐 DSEE를 켜고 신나는 rock음악을 들으면.....그야말로 콘서트장에 있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용량의 압박과, 언젠가는 새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이후 모델인 S544(8G 모델)를 구매하였다.


패키지가 무척 단촐하다.
이어폰 케이스보다 조금 크다고 해야 하나?

요즘 대부분의 제품들은 CD를 안 넣어주던데.... 오히려 좋은 변화라 생각한다.
누가 CD에 있는 매뉴얼까지 읽을까? -_-;;;;
고객센터만 알면 충분하다.

디자인은 저가형 치고는 꽤나 준수하다.
하지만, 외장스피커는 없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디자인이다.



뒷면에도 저런 식으로 스피커가 있다.



S615f와 비교했을 때, 넓어진 LCD 화면, 큰 용량(8G면 내겐 충분하다!) 등이 장점이라면
DSEE 기능의 부재, 약간 작은 볼륨 등 몇 가지 점에서 좀 아쉬운 모델이긴 하다.
하지만 음질 자체는 '그래도 소니'라고 할 정도는 되니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라.




결론 : 소니는 그래도 음질에 꽤나 신경을 쓰는 회사임엔 틀림없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