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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만의 일식을 촬영하다.

by tubebell 2009. 7. 23.
월식을 예전에 찍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디카의 기술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찍은 월식 사진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_-;

그 땐, 삼각대도 없었고
고배율 렌즈 같은 건 기대할 수도 없었으니깐....

일식은 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그래서 한 번 제대로 찍어보자고 생각했으나.....
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우선, 이번의 일식은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가 아닌 부분일식(Partial Solar Eclipse)이었기 때문이었다.
서울 지역에서는 60% 정도만이 가려지는, 일식의 맛만 보는(음식인가-_-;;) 수준이었다는 걸 간과했던 것이다.

때문에 나의 준비물은, DSLR과 선글라스가 전부였다. -_-;;;;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일식의 준비물은 꽤나 많다.

* DSLR, 또는 SLR
* 고배율, 또는 망원이 어느 정도 되는 렌즈 (표준 화각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다. 찍어봤자 손톱크기?)
* 삼각대 (!!!!, 삼각대가 필요하리라곤 진짜 생각 못했다!)
* 코팅된 필터, 또는 그을음이 묻은 유리 (태양을 직접 보지 못하므로)
* 선글라스와 양산 등...

아무튼 나는 일식을 촬영할 때 다양한 준비물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만
다음 일식은 60년 후에나 온다고 하니 -_-;;;;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터 역할을 해 줄 것이 없어 뭘로 찍어야 하나 하고 웹서핑을 하며 전전긍긍하던 찰나에
'CD를 통해서 보면 필터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볼 만하다'라는 글을 봤다.

공CD가 있었고 그걸로 요리조리 돌려서 봤더니.. 오호!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카메라 렌즈 앞에 CD를 갖다 대고 찍으려니..... 엄청 불편한 것이었다.
고정되는 것도 아니고, CD가 조금만 흔들려도 산란되어 상이 뿌옇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사진을 하나 건졌지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무엇이 부족했나 생각을 해 봤는데
답은 간단했다.

태양은 굉장히 강한 빛을 내는 대상이다.
때문에 조리개도, 셔터 스피드도 가장 값을 작게 해서 어둡게 찍어야 하고
그런 이유로 삼각대가 필수였던 것!
게다가 내 렌즈는 망원도 아니어서 태양이 그리 크게 찍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아... 문제가 너무나 많아서, 찍는 걸 포기할까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하늘에 구름이 지나갔다!
그야말로 천연 필터!!!!

나는 마구 셔터를 눌렀다.


* 모든 사진 원본 크롭


캬....구름이 곁들여지니
마치 구름에 달 가는 것 같지 않은가? :)




일식.
언제 또 보게 될 지 모르겠지만.....
예전 천문동아리를 하던 대학 시절의 기억도 났고
우주에 대한 동경이나 천문학에 대한 열정 같은 것도 생각이 나서
뙤약볕 아래에서 잠시 웃음을 지어 보았던 한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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